글을 베껴 쓰는 것이 글 쓰기의 시작인 이유

필사를 하는 이유 – 글을 베껴 쓰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인 이유

책을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오는 문장이 있습니다. 마음에 깊이 와닿거나, 표현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다시 읽게 되는 문장들. 때로는 그런 문장을 직접 따라 써 보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합니다. 이를 우리는 ‘필사(筆寫)’라고 부릅니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옮겨 적는 행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 안에는 깊은 의미와 효과가 담겨 있습니다.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 사람, 문장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혹은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사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필사를 해야 할까요? 오늘은 필사가 주는 다양한 이점과 그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좋은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연습

우리가 말하기를 잘하려면 좋은 문장을 듣고 따라 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글을 직접 따라 써 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문장의 구조와 흐름을 익히게 됩니다.

특히 문장을 쓰는 방식이나 표현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에게 필사는 가장 좋은 연습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문법이나 어휘를 익히는 것을 넘어, 작가가 문장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몸으로 체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만의 문체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문학 작품을 필사하면 작가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설명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논리적인 글을 필사하면 논지를 전개하는 방식이나 설득력 있는 표현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필사 경험을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힘이 길러집니다.

 

2. 글을 깊이 있게 읽는 방법

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내용을 훑어보듯 읽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필사를 하게 되면 한 문장, 한 단어에 집중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는 단어나 표현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 문장을 필사하는 과정에서 ‘이 단어를 왜 사용했을까?’, ‘이 문장은 왜 이렇게 배치되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글을 읽는 태도가 변하면, 단순히 이야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문장을 분석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특히 시를 필사할 때 그 효과가 더욱 큽니다. 시는 짧은 문장 안에 깊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필사를 하면서 한 단어 한 단어를 곱씹어 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평소에는 쉽게 지나쳤던 감정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3. 집중력과 인내력을 키우는 과정

현대 사회는 빠른 속도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켜면 몇 초 만에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영상이나 글도 짧게 소비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필사는 정반대의 활동입니다.

글을 한 자 한 자 따라 쓰려면 속도를 늦추고, 집중해야 합니다. 한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천천히 손을 움직이고, 글자가 종이에 새겨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깊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필사를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필사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준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나만의 감성과 문체를 찾는 과정

필사는 단순한 따라 쓰기가 아니라, 자신만의 문체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작가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표현’, ‘내가 쓰고 싶은 문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작가의 글을 필사하다 보면 그 작가의 문체가 내 글에도 스며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 작가의 글을 필사하다 보면 다양한 문체를 경험하게 되고, 그중에서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필사를 하다 보면 특정한 단어나 문장 구조를 더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글을 쓸 때 자연스럽게 나만의 색깔이 묻어나게 되는 것이죠.

 

5. 마음을 다스리는 힐링의 시간

필사는 글쓰기 연습뿐만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필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힘들거나 고민이 많을 때, 위로가 되는 글을 필사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시나 에세이의 문장을 따라 쓰면서 그 문장이 내 것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일기 대신 필사를 하며 마음을 다스립니다. 어떤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 필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필사를 할 때는 단순히 글을 따라 쓰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표현 방식을 익히며, 감성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필사에 좋은 책은 문장이 아름답고, 문체가 매력적이며,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합니다.

오늘은 필사하기에 좋은 책 두 권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1. 《여행의 이유》 – 김영하

📖 추천 이유

• 감각적인 문장과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에세이
• 문장이 길지 않아 따라 쓰기에 부담이 적음
• 여행과 인생을 연결하는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어,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

📌 책 소개
김영하 작가는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임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는 작가가 직접 경험한 여행의 순간들이 담겨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감정과 생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책 속의 문장들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줍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떠남으로써 우리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이처럼 단순한 문장 속에서도 깊은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필사를 하면서 문장의 리듬과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장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 필사 추천 예문

• "여행을 떠나면 낯선 곳에서 낯선 나를 만나게 된다."
• "한 사람의 여행은 그가 누구인가를 보여준다."
• "익숙한 세계를 떠나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을 필사하다 보면, 여행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김영하 작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세련된 문장을 익히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언어의 온도》 – 이기주

📖 추천 이유

• 짧은 문장 속에 깊은 감성이 담겨 있어 필사하기 적합
• 언어에 대한 섬세한 통찰이 돋보이는 책
• 한 문장, 한 문장이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있음

📌 책 소개
《언어의 온도》는 말과 글이 가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될 수도, 차가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짧고 간결한 문장 속에 담긴 깊은 의미입니다. 한두 줄만 읽어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많아, 필사하면서 문장을 곱씹는 재미가 있습니다.

🖋 필사 추천 예문

•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
• "듣는 사람의 마음을 데우는 말, 얼어붙게 하는 말."
• "때로는 침묵이 어떤 말보다 더 따뜻하다."

이 책을 필사하다 보면, 어떤 말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간결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체를 익히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문장을 체화하고 나만의 문체를 찾는 과정입니다. 오늘 추천해 드린 두 권의 책은 문장이 아름답고, 내용도 깊이 있어 필사하기에 최적의 도서입니다.

만약 감각적인 문장을 익히고 싶다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따뜻한 감성과 섬세한 표현을 배우고 싶다면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를 추천합니다.

 

책을 한 페이지씩 천천히 따라 써 보면서, 문장의 흐름을 느끼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보세요.

필사를 통해 글쓰기의 힘을 기르고, 스스로의 감성을 더 풍부하게 가꿀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