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의 아몬드. 읽고

 

아몬드

영화와도 같은 강렬한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특별한 성장을 그리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와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곤이,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도라와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저자

손원평

출판

창비

출판일

2017.03.31

손원평의 『아몬드』 감정의 경계를 넘어서다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를 중심으로 인간의 감정, 성장, 그리고 공감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주인공이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현대 사회에서 공감과 감정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아몬드』가 전하는 메시지는 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줄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이 소설은 단순한 성장 소설을 넘어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사회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윤재는 태어날 때부터 편도체 이상으로 인해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갑니다. 그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소외감을 경험하고, 심지어 폭력적인 사건에 휘말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몇몇 인물을 만나며 점차 변화해 가는데요. 이 과정에서 독자는 감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감정이 인간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1.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윤재

윤재는 태어날 때부터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 증상을 보이는데요. 이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해요.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편도체가 비정상적으로 작기 때문에 그는 공포, 슬픔, 기쁨과 같은 기본적인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요. 그렇기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종종 오해를 받거나 감정적으로 단절된 인물로 비치곤 하는데.

윤재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표정과 감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감정을 배우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은 다르잖아요. 윤재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라 표정을 모방하고 감정을 흉내 내지만,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죠.

이는 감정이 단순한 신체 반응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가지는 요소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2. 윤재의 변화와 성장

소설의 가장 큰 흐름은 윤재가 점차 감정을 이해하고 경험해 가는 과정으로.

그의 삶은 두 번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윤재가 유일하게 의지하던 어머니와 할머니가 폭력적인 범죄를 당하면서 그는 갑자기 혼자가 되죠. 이 사건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감정이 없다는 점은 그를 더욱 고립된 존재로 남게됩니다 .

하지만 동시에 이 사건은 윤재가 감정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데요

두 번째 전환점은 ‘곤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시작되죠. 곤이는 윤재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

거칠고 충동적인 곤이는 감정을 격렬하게 표현하며 살아가는데요.

그는 윤재에게 처음으로 감정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둘의 관계는 갈등과 화해를 거듭하며 발전해 나가고,

윤재는 곤이를 통해 감정이 단순한 생물학적 기능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됩니다.

3. 감정과 공감의 의미

소설 『아몬드』는 감정이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과 쉽게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곤이를 비롯한 여러 인물과 교류하면서 점차 감정을 배우고, 공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곤이와의 관계는 윤재가 ‘공감’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계기가 됩니다.

처음에는 곤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점차 그의 아픔과 상처를 보며 윤재는 감정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공감이란 것이 꼭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4. 현대 사회에서의 감정의 역할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점점 더 감정적 소통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문자 메시지나 온라인 채팅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지만, 실제 얼굴을 마주하고 느끼는 감정적 교류는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아몬드』가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감정이 부족한 윤재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성장 서사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진정한 감정 교류를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윤재가 감정을 배우고 공감을 익히는 과정은 감정을 다시금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요.

감정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손원평의 『아몬드』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니라 감정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의 이야기를 통해 감정이 단순한 신체적 반응이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임을 보여주네요.

특히 윤재가 곤이를 만나고, 점차 감정을 배우며 변화하는 과정은 감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아몬드』가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결국, 감정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그리고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살아가야 한다.

윤재가 감정을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는 감정의 본질과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만드는 경험이 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며 자기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어른들도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