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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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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2.03
함께라서 버틸 수 있었던 시간
루이 작가의 『긴긴밤』은 멸종을 앞둔 동물과 한 소녀가 함께 긴 밤을 견디며 서로를 위로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외로움, 상실, 연대라는 깊은 주제를 따뜻한 문체로 풀어내면서도, 현실의 아픔을 정직하게 담아낸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과 상처들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지만, 누군가와 함께할 때 버틸 수 있고, 심지어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긴긴밤』이 주는 의미를 외로움, 상실, 그리고 연대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혼자라는 것의 무게 – 외로움의 시작
이야기의 주인공은 ‘펭귄무’라는 커다란 동물이다. 그는 세상에 남은 마지막 ‘흰바위코뿔소’로, 가족도 친구도 없이 홀로 남아 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종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점점 더 외로움에 사로잡힌다.
펭귄무의 외로움은 단순한 쓸쓸함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이해해 줄 존재가 사라졌다는 깊은 상실감에서 온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외로움은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것에서 온다.
펭귄무는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정의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더 이상 같은 종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불분명해진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사회 속에서 소외될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외로움,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이 없다는 두려움은 펭귄무의 고독과도 닮아 있다.
2. 상실을 견디는 방법 – 아픔과 성장
펭귄무가 처음부터 강한 존재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랑하는 존재들을 잃어왔고, 그 슬픔을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변화하는 순간은 작은 소녀 ‘노마’를 만나면서부터다.
노마 역시 상실을 경험한 존재다. 부모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녀는 펭귄무처럼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받은 상처에 갇히지 않는다. 대신, 비슷한 아픔을 가진 펭귄무에게 손을 내민다.
이 부분에서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것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나누는 것이다. 노마는 펭귄무와 함께하며 자신의 슬픔을 조금씩 덜어낸다. 펭귄무 역시 노마를 통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우리는 종종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치유된다"고 말하지만, 『긴긴밤』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이 상처를 치유한다고 말해준다. 펭귄무와 노마는 서로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3. 함께하는 힘 – 연대와 희망
이야기의 가장 큰 주제는 연대다. 서로 다른 존재인 펭귄무와 노마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장 깊이 연결된다.
이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두 다른 경험과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려 노력할 때 관계가 형성된다. 펭귄무와 노마는 완전히 다르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내 곁에는 내가 버틸 수 있도록 함께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는가?"
펭귄무와 노마는 단순히 서로에게 의지하는 관계가 아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힘을 주고, 더 나아가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는다. 이것이 바로 연대의 힘이다. 단순히 같이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긴긴밤을 지나, 함께 빛을 찾아가는 여정
『긴긴밤』은 외로움과 상실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희망을 남기는 작품이다. 펭귄무와 노마는 힘겨운 여정을 함께하며, 혼자였다면 결코 버틸 수 없었을 긴긴밤을 지나 아침을 맞이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는 함께일 때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상실과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면,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갈 수 있다.
펭귄무와 노마처럼, 우리도 누군가의 긴긴밤을 함께해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힘든 밤을 보낼 때, 누군가 우리와 함께해 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긴긴밤을 지나 아침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함께라면, 반드시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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